포유류 가운데 영장류와 기니피그, 인도과일박쥐는 비타민 C를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합니다. 반면에 다른 척추동물들은 간에서 포도당이 4단계의 연속 반응을 거치면서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을 합성할 수 있어 음식으로 아스코르브산을 섭취할 필요가 없습니다. 최근 연구결과 의하며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영장류는 포도당이 아스코르브산으로 합성되는 4단계의 마지막 단계에 필요한 효소를 만드는 유전 물질을 잃어버림으로써 포도당을 아스코르브산으로 합성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추정합니다.
이로 인하여 비타민 C는 중요한 역할에 관련된 콜라겐 합성에 문제가 생겨 세포의 뼈대 및 결합 조직을 이루는 콜라겐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세포는 약해지고, 혈관 조직이 약해져서 피가 흘러나오며 한 번 상처를 입을 경우 낫지 않으며 외견상 먼저 잇몸에서 피가 나는 증상과 모낭에서 점상 출혈이 보이는 현상 등이 나타나는 이른바 괴혈병에 고통받게 됩니다.
비타민 C는 구조와 합성공정이 매우 단순한데 왜 영장류는 비타민 C 합성기능을 포기했을까요?
두 번이나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는 미국의 Linus Pauling 박사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많은 유전자가 있기 때문에 비타민 C를 생성하는 유전자를 버리는 것으로 간의 부담을 적게 할 수 있었다며 영장류의 자연도태(suvival of fittest)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치 95%를 차지하는 인간의 대부분의 유전자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구상에서 자연도태는 대부분 종의 멸망과 직결되며 더욱이 생존에 중요한 기능의 손상은 더욱 멸망을 부추겨 인류 진화의 관점에서 쉽게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단순히 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중요한 비타민 C 합성기능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으로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포도당은 뇌가 사용하는 거의 유일한 에너지원이며 영장류의 뇌는 크기에 비해서 많은 산소와 에너지원을 소비합니다. 비타민 C를 만드는데 불필요한 포도당의 소비를 줄여 뇌 발달에 기여하게 하여 생존하는데 보다 유리한 조건을 선택한 것이라 여길 수 있다는 것이 보다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적어도 당시 영장류가 살아가는데는 숲에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이 많아 이 유전자의 손상이 생존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경우에 말이죠...
비록 영장류에게 요산(uric acid)이 비타민 C의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다는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75%의 비타민 C를 소모하는 두뇌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발달해왔다는 것은, 적어도 우리가 구석기 식단을 유지하더라도 더욱 크고 발달된 두뇌의 항산화를 위해서라도 비타민 C의 생물학적 요구량은 더욱 증가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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