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정부는 항암제 등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기존 최장 320일에서 24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알려집니다. 또한 2016.10월부터 글로벌 혁신신약의 경우 100일 이내에 평가하고 30일 이내에 보험약가 협상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보험 적용까지 기간이 길어 환우 접근성이 늦어지고 사회적 요구도가 높은 약제를 환우가 조속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는 것입니다.
인체의 면역반응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병원균(항원)이나 비정상적인 세포에 대해 스스로 공격 및 방어작용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암세포들은 면역반응의 자극과 억제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교활하게 조작하여,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지하지 못하게 하거나 혹은 싸우지 못하도록 무력화시킴으로써 면역체계의 감시망을 교묘히 통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면역세포 표면에서 면역반응의 자극 또는 억제 신호를 유발하는데 관여하는 단백질들을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이라 하고, 면역관문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가 바로 '면역관문 억제제'입니다. 따라서 면역관문 억제제는 면역반응을 자극시키는 단백질을 증진시키거나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단백질(예 CTLA4, PD1, PD-L1, LAG3, KIR 등등)을 차단하여 면역반응을 조절함으로써 항암효과를 증가시키게 된다는 것입니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일반적인 세포독성항암제보다 구토나 탈모와 같은 부작용이 적고, 치료효과가 크다는 장점이외에도 기억력이 좋은 면역반응 체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약물 투여를 중단한 후에도 치료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말기 암환우의 경우에도 높은 치료효과를 보여주는 임상결과들이 속속 발표됨에 따라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면역관문 억제제의 항암 원리가 암세포의 특정 변이를 표적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반응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한 약물로 다양한 암에 대한 폭넓은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2011년, 첫 번째 면역관문 억제제인 '여보이(BMS)'가 시장에 출시된 이후, 면역관문 억제를 이용한 임상시험도 최근 5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현재 흑색종, 폐암, 혈액암, 방광암, 신장암 등 20여종의 암에 대해 80개 이상의 임상3상 시험이 진행 중이라는 것입니다.
CTLA4 억제제 :
T세포는 TCR(T cell receptor) 수용체를 통해 항원전달세포에 항원을 인식한 뒤, CTLA4 단백질을 세포 표면으로 전달시키는데, 이때 T 세포의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CD28 수용체와 경쟁적으로 항원제시세포의 CD80(B7.1)과 CD86(B7.2) 리간드와 결합한다고 알려집니다. 그런데 CTLA4 수용체는 CD28 수용체보다 B7 리간드와 결합하는 친화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만성적인 항원 자극에 의한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자가면역의 발생을 막는 것이고 따라서 CTLA4 억제제는 T세포 활성 초기에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강화시켜 항암효과를 증진시키다는 것입니다.
CTLA4 억제제로는 BMS의 '이필리무맙(여보이)'과 아스트라제네카의 '트레멜리무맙'이 있으며, 여보이는 2011년 흑색종에 대해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면역관문 억제제로서 전이성 흑색종 환우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두 약물은 모두 10%에 가까운 종양 반응률을 보였고, 특히 여보이는 흑색종의 기존 치료제인 glycoprotein(gp100)과 단독투여 비교시험에서 장기 생존율이 18%로 gp100의 5% 생존율을 훨씬 능가하면서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고 알려집니다.
그렇지만 CTLA4 차단 요법은 임상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없어 치료법 결정의 기준이 모호하고 반응률이 낮다는 것입니다. 현재 두 약물 모두 다른 기전을 이용한 면역관문 억제제와의 병용 요법과 기존의 항암치료방법인 방사선 치료, 화학항암제, 표적항암제와의 병용 요법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여보이는 악성뇌교종, 전립선암,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 신장암에 대해, 트레멜리무맙은 두경부암, 중피종,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임상3상 연구를 진행하며 적응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PD1 억제제 :
또 하나의 면역 관문 억제 수용체인 PD1은 면역반응 초기의 T세포 활성에 관여하는 CTLA4와는 달리, 활성화된 T세포들이 암세포와 직접 싸우는 단계에서 작용하며, CTLA4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데, PD1 리간드인 PD-L1 또는 PD-L2와 결합하여 T 세포 활성에 관련된 단백질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감염 반응 중 일어나는 면역 공격으로부터 정상 조직을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PD1 수용체와 결합하는 PD-L1은 많은 종류의 암세포 표면에서 과발현 되어 있어 면역세포 표면에 있는 PD1과 결합하여, T세포를 무감각한 상태로 만들고 면역체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러한 PD-L1의 과발현이 비소세포폐암 환우에서 19~100%, 두경부암 환우에서도 78%까지 관찰되었고, PD1의 발현도 증가된 점을 고려해 보면 PD1/PD-L1 기전을 임상적으로 활용하기에 좋은 표적이 된다는 것입니다.
PD1 억제제는 MSD의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과 BMS의 '니볼루맙(옵디보)'으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추구하는 적응증은 비슷하며, 두 약물 모두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옵디보는 신장암에 대한 추가 적응증 허가를 받았고 최근에는 모두 두경부암에 대한 치료제로 신청했다는 것입니다.
치료제에 대한 반응성과 치료 효과도 비슷하지만, 키트루다는 PD-L1의 발현이 높을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는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PD-L1의 발현 유무에 따른 적응증을 얻은 반면, 옵디보는 PD-L1의 발현유무와 상관없이 더 확장된 범위에서 적응증을 확보한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BMS의 개발 로드맵을 보면 옵디보와 CTLA4 억제제인 여보이를 포함하여 자체개발 중인 LAG3, KIR 등 다양한 면역관문에 대한 억제제와의 병용 투여를 진행 중이라고 알려집니다.
PD-L1 억제제 :
PD-L1 억제제는 PD1과의 결합을 차단함으로써, T세포의 항암능력을 높이는데 재밌게도 PD-L1은 CTLA4의 리간드인 CD80(B7.1)과도 결합하는데, 이를 저해함으로써 T세포 활성 초기단계에서 항원을 인식하는 능력(T cell priming)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PD1은 또 다른 리간드인 PD-L2와는 여전히 반응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PD1 억제제의 작용기전과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PD-L1 억제제 최초로 로슈의 '아테졸리주맙(테센트릭)'이 발매되었고, 방광암의 한 유형에 속하는 요로상피암에 대한 최초의 치료제로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전해집니다. 임상결과에 따르면 방광암 환우에서 테센트릭 투여 후 종양크기가 27% 축소되었고, 생존기간도 증가하였으며, 테센트릭은 방광암 외에도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대장암, 신장암, 소세포폐암 등에 대한 적응증 확보를 위해 임상3상이 추진되고 있다고 알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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