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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삶 (Nature & Life) :: 키트루다, 옵디보의 선정된 급여기준 과연 타당한가?

 

 

2016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BMS-오노약품공업이 판매하는 면역항암제인 PD-1 억제제, 옵디보(opdivo, 성분명:nivolumab)가 항PD-L1 50% 이상인 그룹에서도 기존 항암화학요법보다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알려지고, 게다가 폐암 1차요법 임상시험에 실패하자, 초기 폐암 환우의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therapy)으로 가능성을 타진하는가 하면 여보이(성분명: 이필루맙)와의 병용요법에 더욱 기대를 거는 모양새로 알려집니다.

 

하지만 생존율이 매우 낮은 암으로 알려진 진행성 두경부암의 경우에 350명 환우를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결과에서 옵디보로 치료된 환우중 36%가 치료 1년 후 생존한 반면, 기존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환우중에는 단 17%만이 생존하였으며, 옵디보 치료군이 부작용도 덜 하고 인체유두종바이러스(HPV) 양성이었을 시 이 같은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긍정적인 소식도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진행된 신장암을 앓는 94명 환우를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서도 옵디보와 여보이 병행요법이 환우의 40%에서 종양 크기를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이 같은 환우 중 10명에 1명에서 종양이 남아 있는 증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임상시험을 주도한 연구팀들은 다른 치료 대안이 없는 환우들에서 옵디보는 매우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와중에 국내에서는 국민건강심사평가원은 두차례 '암질환심의위원회' 회의를 열어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의 급여기준을 항PD-L1 반응률(TPS)로 정하였는데, MSD의 키트루다는 항PD-L1 반응률 50% 이상만 투여할 수 있도록, BMS-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는 항PD-L1 반응률 10% 이상만 투여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이 사실상 설정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암질환심의위원회의 고유 권한으로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초 제약사와 급여협상을 벌여 급여여부와 급여기준 등을 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MSD의 키트루다: 항PD-L1 반응률 50% 이상

BMS-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 항PD-L1 반응률 10% 이상

 

아직 전 세계적으로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투여여부를 결정할 바이오마커(biomarker)로 항PD-L1 반응률이 적정한지를 두고 전문가들이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 심평원이 항PD-L1 반응률을 급여기준으로 설정한터라 이목을 집중시켰고, BMS-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는 항PD-L1 반응률을 보기위해 디자인된 임상시험이 없어 BMS-오노약품공업측의 대응에 주목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옵디보 임상에 참여하였던 대표적인 폐암치료 전문가(대한항암요법연구회장)이자, 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는 성과 바탕의 급여방식을 고민할 때 항PD-L1 10% 이상만 급여하는 것는 작위적이고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왜냐면, 옵디보의 대표적인 임상시험인 'Check-Mate 057'등을 보면 항PD-L1 반응률 10% 이상인 환우전체 생존율(OS)이나 무진행 생존기간(PFS), 반응률(ORR)은 항PD-L1 반응률과 상관없이 투여한 환우군보다 좋은 효과는 보이지만, 임상시험 자체가 항PD-L1 반응률과 상관없이 설계된 터라 항PD-L1 반응률에 다른 데이터는 모두 후향분석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후향적으로 특정 항PD-L1 반응률에 따라 분류한 데이터를 보면 때때로 일관되지 않은 결과를 보이기도 하는데, 'Check-Mate 017'에서 항PD-L1 반응률이 5% 이상인 환우군의 PFS가 4.8개월로 항PD-L1 반응률 10% 이상인 환우군 3.7개월보다 긴 것으로 나타나 항PD-L1 반응률에 따른 경향성은 유의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Check-Mate 057'을 보면 항PD-L1이 1%나 5%, 10%이상일 때 반응률(ORR)이 각각 31%, 36%, 37%로 차이가 크지 않으며 PFS는 5%나 10% 이상일 때 각각 5.0개월로 같은데, 의학적으로 급여기준이 "1%나 5%가 아니라, 왜 굳이 10% 이상이냐?"고 묻는다면 의학적으로 대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면역항암제 옵디보의 대표 임상시험 'Check-Mate 017'과 '057'

 

강진형 교수의 언급데로 '급여기준이란 재정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한계를 감안한 고육지책으로 이해는 되지만 의학적으로 작위적인 면이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처럼 의학적으로 타당한 근거없이 항PD-L1을 억지로 급여기준으로 삼기보다는 현명한 대안으로써 성과를 바탕으로 한 급여방식의 적용이 꼭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공공의료체계에서 중증질환자에게 보험급여는 환우가 누구든 최소한의 존엄성을 가지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사회적 합의로서 최소한의 장치인 것입니다. 오직 재정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무 자르듯 아직 근거가 미비한 '항PD-L1 반응률'만을 고집하고 보험급여를 하겠다는 심산은, 환우나 보호자들에게 등떠밀려 마지못해 보건재정만을 집행만 하면 되겠다는 전형적인 탁상행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달리말해 항PD-L1 반응률이 10% 이상이지만 면역항암제인 옵디보가 효과 없는 환우에 대해서도 의미없는 보험급여를 실시하면서도 보건당국은 마땅한 의료급여를 집행했다고 주장하며 손을 터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환우와 보호자 그리고 국민이 원하는 것은 확실한 바이오마커가 나오기 전까지 항PD-L1 반응률에 상관없이 효과가 있는 환우를 선별하여 지급하'성과급여' 방식을 적용하자는 것입니다.

 

이는 임상시험에 직접 참여하였던 의료전문가가 옵디보를 비롯해 면역항암제는 최소 두달 정도 투여하면 그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없는지 예측이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키트루다가 항PD-L1 반응률이 50% 이상인 환우에 대해서 급여혜택이 전격 이루어졌다면, 50%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는 환우에 대한 비용을 50% 이하이지만 효과가 있는 환우를 선별하여 대체 급여하였다면 이것이 진정 공공의료의 목적이 아닐지 분명히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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