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발병률, 동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

최근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유방암 발병률이 동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는 불명예스런 보도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유방암 발생률을 보인 것은 국제 암 등록 통계 집계 이후 처음있는 일이기에 더욱 경종을 울리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유방암학회 올해 2014년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내놓은 '한국인 유방암의 국내외 최근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10만 명당 38.9명꼴로 발생하던 유방암이 2012년 10만 명당 52.1명꼴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연간 유방암 환우 발생 역시 1996년 3,801명에서 2011년에 1만 6,967명으로 늘어나 15년 사이에 약 4.5배나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유방암 발병 양상 모두 서구형으로 급격히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통상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권과 서구권의 발병 양상은 분명 차이가 있으며 기존에 서구권의 발병률이 높았는데, 점차 우리나라도 서구화되는 추세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서구화 추세에 접어들어 장기간 동아시아 유방암 발병률 1위를 기록했던 일본은 2012년 10만 명당 51.5명의 환우가 발생했는데 우리나라는 나이별로 유방암 환우를 분류했을 때 만 15~54세까지 유방암 발생률이 일본에 앞섰으며, 15~44세까지의 환우 발생률은 미국보다도 앞선 것으로 서구화의 과도기로 두 지역권의 나쁜 것만을 취하는 위험한 형태라는 지적입니다.

식생활 습관의 서구화는 지방 섭취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strogen Receptor Positive, ER+) 유방암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이 이를 반증합니다. 2002년에는 전체 환우의 58.2%였던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우 비율이 2012년에는 73%까지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 유방암종은 암세포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꾸준히 반응, 성장이 촉진되는 것이 특징으로 발병 후 오랜 기간이 지나도 재발 위험이 있어 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유형의 유방암이라 알려집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포화지방 섭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지는데, 최근 발표한 해외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포화지방 섭취가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약 30% 정도 높았는 결과입니다. 최근 서구화된 우리나라에서는 지방 섭취가 많이 늘어나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의 1일 섭취량이 1998년 53.7g에서 2012년 85.1g으로 15년 동안 약 60% 상승했을 정도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증가와 밀접한 영향이 있는 '폐경 후 여성 유방암'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로 경감심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폐경 이전보다 이후에 발병하는 비율이 더 높는데, 이는 폐경 후 생기는 유방암이 지방 조직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으로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폐경 후 유방암이 전체 유방암의 53.4%를 차지한다는 사실입니다.

이외에도 빠른 초경, 늦은 폐경과 첫 출산 등 변화한 생활 패턴도 유방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렇게 패턴이 변화하는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이 아닌 유방암 주요 호발 국가인 북아메리카와 서유럽, 뉴질랜드, 호주, 일본과 함께 고소득국가로 분류되었다는 것입니다.

유방암은 0기에 진단받은 환우의 5년 생존율이 98.8%에 달할 정도로 조기에 발견될 경우 예후가 아주 좋은 암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가장 중요하며,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를 적절히 섭취하고 비만에 유의하며, 시대가 시대인만큼 여성의 사회참여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출산하고 양육하여 자녀와 엄마가 서로 윈윈할뿐만아니라 유방암에서도 보다 자유로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