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치료제 잴코리 건강보험적용! 그 후?

얼마전 화이자제약(Pfizer Inc.)의 잴코리(Xalkori)가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한달 1천만원어치의 약값이 37만으로 크게 줄게 되었다고 발표된 바가 있습니다. 2011년 미국 FDA 그리고 2012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허가를 받았는데, 원래 3상의 임상시험을 거쳐야하지만, 어떤 환우는 이 약을 먹으면 폐암의 진행이 멈추는 등 극적인 효과가 나타나 이례적으로 1상 후 건강보험을 적용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잴코리를 복용하던 환우는 대출이나 집을 팔아 당장 약값을 임시방편으로 조달하였고, 워낙 고가의 약제이다 보다 포기한 환우도 많았는데, 이번 건강보험적용으로 이들 환우들은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끌어오던 협상이 타결됐고 약값 부담도 줄었지만, 막상 허탈하다 못해 분노하는 환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잴코리는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ALK 양성인 비소세포폐암 환우에게만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잴코리를 2차 이상 치료를 시도할 때 썼을 때만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제약사가 1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의 효과에 대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잴코리의 건강보험적용 대상 환우: 1)과 2)를 동시에 만족해야 함

1)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2) 2차 이상 치료를 시도할 때

하지만 모든 약이 그렇듯이 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상식적으로 단 하나의 질병을 목표로 개발하지는 않듯이 , 비록 ALK 양성이 아니다 할지라도 각 개인마다 암세포의 특성이 다 다르듯 어떤 환우에 대해서는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어떤 폐암환우는 ALK 양성이 아닌 ROS1 유전자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우이지만 다른 항암제로 치료를 받다 상태가 악화돼 잴코리를 복용했더니 거의 기적에 가까울 만큼 효과가 있어 1년 넘게 복용 중인데 'ALK 양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험적용이 거절당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잴코리는 1차로 다른 항암제를 투여하여 내성이 생긴 환우에 대해서 2차 이상 치료제로 선택시 보험적용이 되는 것으로 보험공단측의 나름데로 화이자제약사가 1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의 효과에 대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아 허가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어째튼 처음부터 무분별하게 잴코리를 투여하여 보험재정을 악화시키는 것에 대한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도 반영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또 다른 폐암환우는 2013년 초 폐암 4기로 진단받고 2년째 잴코리를 복용 중인데, 이 경우에 비록 ALK 양성에는 해당하나 1차 치료에서부터 잴코리를 썼기 때문에 건강보험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법을 만들어 소급하는 모양새라는 억지주장의 비난을 건강보험공단은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의 생명을 두고 이런 폐단을 없애, 적용 범위를 늘려보겠다고 제약사와 보험공단 양측은 추가협상을 약속했지만, 기존의 건강보험 적용을 두고 3년의 줄다리기식 협상기간을 감안하면 그 또한 묘연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위험금분담제를 도입한 만큼 서로가 협상이 쉬운 것은 결코 아니지만, 3상의 임상시험을 앞당겨 1상에서 허가해준 초심을 잊지 말고 협상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모두가 잴코리를 투여받는 폐암환우가 본인 혹은 자신의 가족이라는 역지사지의 태도를 가지고 협상에 임해주시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