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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삶 (Nature & Life) :: 빛 속도로 조준 암세포 타격하여 곳곳에 퍼진 암 5~10년 내 잡는다

 


일본 도쿄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지바(千葉)현 이나게(稲毛)구 주택가에 자리 잡은 일본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이하 약칭). 일본 방사선 암 치료 연구의 총본산인 이 연구소 지하에서는 길이 125m에 이르는 거대한 가속기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중입자 치료는 축구장 크기의 중입자 가속기에 탄소 이온을 실어 암조직을 직접 타격하는 기술로 가장 발달한 방사선 치료로 평가받습니다(NIRS).


중입자를 빛의 80% 속도로 끌어올려 암조직을 타격해 종양을 제거하는 장치로써, NIRS는 이 장치를 이용해 암 정복에 도전하고 있으며, 일본은 세계 암 치료 연구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방사선의 일종인 중입자선을 이용한 치료는 '꿈의 암 치료법'이라고도 불러지며 현재 기준으로 암 정복에 가장 근접한 치료법으로 알려집니다.

 

중입자선 치료를 받은 두경부암 환우와 폐암 환우의 CT 사진


중입자선 치료의 원리는 간단한데, 신체를 투과한 중입자선이 특정한 곳에서 에너지를 급속하게 방출시키는 성질을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중입자선이 실어 나른 탄소 이온이 암세포에 닿는 순간 방사선 폭발을 일으키는데, 여기서 탄소 이온은 폭발할 때 암세포의 DNA도 끊어내는 성질이 있는데, 결국 이게 암세포의 전이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 치료법을 활용하면 몸에 칼을 대는 외과 수술은 필요없다는 것입니다.


※ 중입자선 - 방사선의 일종으로, 물질 에너지를 파동과 입자의 형태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방사선 안에서 수소이온보다 큰 것을 중입자라고 부른는데, 이 중 탄소 이온은 암 살상능력이 가장 높다고 알려집니다.


기존 방사선 치료에 사용되는 X선이나 감마선과 달리 정상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것도 이 치료법의 장점입니다. X선 등은 피부에 가장 강력하게 쏘이게 되며, 체내로 들어갈수록 살상능력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NIRS 원장을 역임한 쓰지이 히로히코 입자선 암클리닉센터 원장은 '중입자선 치료는 정확히 종양만을 제거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신체 부담이 적으며 치료 시간도 짧다'며 현재로선 세계 최고의 암 치료법이라고 말했습니다.


NIRS가 현재까지 중입자선으로 치료한 환우 수는 9,766명(2016.2월 말 기준)에 달하는데, 국내 국립암센터가 양성자로 치료한 환우 수 2,600명의 4배 가까이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전립샘암의 생존율은 90%, 췌장암 생존율은 60%에 이르러 기술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라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중입자선 치료비는 일본인의 경우 자국 정부 지원을 받아 최고 450만 엔(약 4,565만원)이지만 외국인은 1,000만 엔(약 1억150만원) 안팎이라고 전해집니다.


우리나라도 세브란스병원이 일본 히타치가 개발한 중입자 치료기를 들여와 2020년부터 가동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현재 세브란스병원의 의료 인력이 이달 1일부터 2년간 NIRS에서 연수를 시작했다고 알려집니다. NIRS에는 의료 인력만큼 많은 물리·생물학 연구진이 포진해 수술 과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미국·중국·대만·인도네시아 등 많은 나라가 앞다퉈 도입하려고 하는 이유라는 것입니다.


조승룡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중입자는 체내 25㎝까지 들어와 암 조직을 직접 치료하기 때문에 정밀도가 높고 효과도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우수하다'며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 조직만을 타격하는 정밀함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입자선을 처음 암 치료에 쓰기 시작한 것은 미국으로 1961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양자선 치료를 개시했지만, 당시 전산·제어 기술이 뒷받침되지 못해 암세포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고, 입자선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비해 일본은 1980~90년대 데이터 및 전산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입자선 연구를 시작해 기술의 급진전을 이뤘다는 것입니다.


중입자 가속기도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환우의 의지와 관계없이 움직이는 장기인 위·대장·소장암 등은 중입자 치료로 잡기가 어렵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혈액암 역시 아직은 치료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정상 부위에 중입자를 쏘면 조직 파괴와 2차암 유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NIRS는 장기의 움직임을 패턴화해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 중으로 가마타 다다시 NIRS병원 원장은 '중입자선으로 잡기 어려운 곳에 퍼진 작은 암세포를 처리하기 위해 암세포를 한 곳에 모으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5~10년 뒤면 임상 단계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들 과제만 극복한다면 암의 완전 정복까지 일보 성큼 전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지바현의 NIRS 병원에서 만난 가마타 다다시(61·鎌田正·사진) 원장은 중입자 치료기에 강한 자부심을 보였으며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한 암 완치율은 80~90%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환우의 호흡에 따라 중입자를 쏘는 호흡동기조사 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치료가 어려운 폐암의 완치율도 높다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중입자 가속기 개발을 위해 1,000억 엔(약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알려집니다.


현재 NIRS는 현재 암 완치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탄소보다 무거운 산소 입자와 가벼운 헬륨 입자를 조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더불어 소화 등에 따른 위과 근육의 움직임 때문에 암 조직을 정확히 타격하기 어려운 암에 대한 치료법 연구도 시작하였으며, '중입자를 이용해 폐암을 치료할 때 부정맥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5~10년 뒤에는 부정맥에 실제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으며, 탄소 이온을 기본으로 산소와 헬륨 이온을 활용한 중입자 치료, 여기에 방사선 동위원소를 활용한 암 치료까지 더해진다면 암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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