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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삶 (Nature & Life) :: 라돈의 두 얼굴

 

 

과거 건강에 유익하다는 유명한 온천들이 대부분 라돈 온천이었지만, 오늘날 라돈(Radon)은 폐암을 일으키는 흡연 다음의 원인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1932년 당시, 상당한 양의 라듐이 함유돼 있던 라디돌(Radithor)이라는 건강음료를 즐겨 마신 한 아마추어 골퍼가 엉터리 방사성 건강제품 열풍을 완전히 종식시켰고, 부유한 Eben Byers라는 라디돌 판매업자는 하루에 3 잔씩 이를 마셨는데,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드라인에서 그의 사망에 대해서 '라듐 용액은 Byers氏의 턱을 썩어 떨어져 나가게 할 정도로 탁월한 효과를 보여주었다.'라고까지 보도하였습니다.

 

라듐은 은색의 광택이 있는 부드러운 금속으로 1898년 퀴리 부부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퀴리 부인의 남편 피에르 퀴리가 마차 사고로 죽기 이전에 라듐이 해로운지 아닌지를 증명하려고 자신의 팔에 라듐 결정을 끈으로 묶어 고정시켜 피부에 궤양이 생기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전해지며, 마리 퀴리 역시 방사선 장애로 인한 질병으로 죽었으며, 이 두 사람의 스승인 앙리 베크렐 역시 퀴리 부부로부터 받은 정제된 라듐 광석을 윗옷 앞주머니에 기념품처럼 가지고 다니다가 역시 종양으로 사망하였다고 알려집니다.

 

 

역사적으로 인체에 유익할 것이라고 믿었던 라듐이 오히려 피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본격적으로 사회에 폭로한 계기는 시계 공장에서 일어난 'Radium Girls(라듐 소녀들)' 사건이었는데, 당시 라듐은 시계의 야광도료용으로 쓰였으며 이를 수작업으로 도포하던 젊은 여성들로 구성된 도장공들이 차례차례 암에 걸리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소위 '라듐 걸즈'라 불리던 그 여성들은 라듐의 위험성이 주목을 받게 하였으며 소송에도 승소하였지만, 소송한 보람도 없이 차례차례 방사능 후유증으로 끝내 사망했다고 알려집니다.

 

 

라돈은 Rn으로 원자번호 86인 무거운 방사성 기체로 3.2일의 반감기를 가지며, 라듐(Ra)의 붕괴로 생성되는 무거운 방사성 비활성기체로 건강에 해롭다고 알려지며, 가장 안정적인 동위원소는 반감기 3.8일의 Rn-222으로 방사선 치료에 사용된다고 알려집니다.

 

1900년 독일의 화학자인 F. E. Dorn에 의해 발견된 라돈 가스는 집 안이나 지하 같은 밀폐된 장소에 축적될 수 있으며 폐암의 원인이 되는데, 연구에 따르면 여기에 흡연에 의한 니코틴까지 합류하면 시너지 효과가 생기면서 그 가능성은 훨씬 증가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앞서 마리 큐리가 라듐이 붕괴할 때 어떤 가스가 방출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사실상 이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었다고 전해집니다.

 

라돈이 폐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것은 기체라서 폐 속으로 흡입되고, 그 다음 이것이 다른 고체 방사성 동위원소로 바뀌어서 몸 속에 남기 때문이며 이러한 점에서 다른 방사성 동위원소와 다른 특징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라돈은 화강암 기반에 특별히 많이 존재하는 우라늄(92)과 토륨(90)이 붕괴할 때 나오는 원소이기 때문에 화강암 건축물도 무시 못할 양의 방사선을 방출하며, 건물의 지면에 스며들어 올라오거나 지하에서 응축되는 라돈은 많은 사람들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주며, 라돈을 탐색하고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분야가 따로 존재할 정도이고 라돈 서비스 회사는 라돈이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팬을 설치해 돈을 번다고 알려집니다.

 

다른 방사성 동위원소는 우리가 주의하면 우리 몸에 들어올 기회가 적지만 라돈은 이와는 달리 지하실이나 밀폐된 공간, 지하수에 많아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데, 이는 지하에서 우라늄(U) 붕괴의 최종 단계인 납 원자로 변환되는 중간 과정에 생기는 라듐 (Ra)이 붕괴해서 라돈 가스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라늄(U)에서 납(Pb) 원자로의 붕괴 사슬>

우라늄-238 → 토륨-234 → 프로탁티늄-234 → 우라늄-234 → 토륨-230 → 라듐-226 → 라돈-222 → 폴로늄-218 → 납-214 → 비스무스-214 → 폴로늄-214 → 납-210 → 비스무스-210 → 폴로늄-210 → 납-206 (최종 안정 동위원소)

 

최근 암 집단 발병으로 우려를 낳고 있는 전북 남원시 이백면 내기마을 음용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는데, 내기마을 음용수에서 미국 환경청(EPA) 권고 기준의 최고 26배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됐다는 것입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조사결과 음용수에서 라돈이 높은 수준으로 검출됐다'며 라돈은 폐암의 원인 중 흡연 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 교수는 내기마을 주민들은 천층지하수(비교적 지하 얕은 곳에 위치하는 지하수)를 음용수로 사용하고 있었다며 이 천층지하수에서 라돈이 검출되었으며 물뿐만 아니라 토양으로부터 라돈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가 있습니다.

 

 

라돈은 지하수나 토양으로부터 나오기에 폐암의 노출 가능성은 도시뿐만 아니라 시골이라고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며, 오랫동안 대기 오염이나 간접흡연조차도 허락되지 않은 환경에서 전원생활을 해 온 사람들에게 폐암 발병의 원인으로 얼마든지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조만간 정부차원에서 철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라돈 가스에 노출되지 않는 주거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여러 제도적 정비가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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