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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삶 (Nature & Life) :: 사망율 1위 폐암, 그러나 국가 5대 암 검진엔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 1월 자료에 의하면 국내 폐암 환우의 2명 중 1명은 이미 다른 장기에까지 암이 전이된 4기에 발병 사실을 알게 되었고, 폐암 환우의 87.8%는 50~70대의 중노년층이며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전체 남녀비율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영국과 미국의 경우에는 남녀 환우 비율이 각각 55대45, 52대48로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폐암은 조직 형태에 따라 소세포 폐암과 비(非)소세포 폐암으로 구분되는데, 비소세포 폐암은 다시 암 발생부위에 따라 큰 기관지에서 나타나는 편평상피세포암, 작은 세기관지에서 생기는 선암, 폐표면 근처에서 주로 생기는 대세포암으로 나뉘어집니다. 폐암의 83.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 폐암은 다른 장기에 암 전이가 있는 4기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46.6%나 되었고, 소세포 폐암도 암이 반대편 폐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확장병기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69.7%나 되었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 폐암은 갑상선암과 위암, 대장암에 이어 한국인이 네 번째로 많이 걸리는 암이지만, 폐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34명으로 부동의 암 사망률 1위로 이는 대부분 환우가 내원했을 때에는 이미 다른 장기로까지 전이되어 치료가 힘든 4기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폐암의 치료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과 방사선 그리고 항암제 투여로 치료할 수 있으며, 위와 같이 진단시 4기 이상의 병기에서는 수술적 요법이 대부분 불가능하여 방사선 조사 및 항암제 투여를 하게 됩니다. 근래에서 비소세포암에 대한 표적치료제의 개발에 힘입어 우선 암세포에 표적이 있는지를 검사하여 부작용이 덜한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EGFR나 ALK 유전자 변이가 없는(음성) 즉, 표적인 없는 경우에는 종래의 항암제를 사용하게 된다고 알려집니다.


이번 결과에서 노년층 폐암 환우가 많은 것은 세계적인 추세지만, 우리나라에서 45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환우가 영국과 미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현재도 그렇지만] 과거 높은 흡연율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폐암은 초기증상이 없고 상당히 진행되어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악명 높은 폐암으로 인한 사망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금연과 폐암의 조기진단에 힘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한폐암학회가 383명 폐암 전문의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78%가 폐암 검진을 위해 저선량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국가 암 검진에 포함시키자는 데 찬성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2010년 미국에서 발표된 NLST(The National Lung Screening Trial)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듯, 저선량 흉부 CT는 폐암을 조기진단하여 환우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근래에 국립암센터는 국가에서 권장하고 있는 폐암 조기 검진 방식인 단순 흉부 X선으로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미국처럼 조기 발견율이 보다 높은 저선량 CT 검진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하였으며, 얼마전 발표한 7대 암 검진 권고안에 30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55~74세 고위험군에게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폐암 선별검사를 매년 시행하라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비흡연자인 여성에게서 점차 증가하는 폐 선암은 위의 권고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가족력이 있거나 다른 위험인자가 있다면 40세 이전에도 미리 검진해 볼 수 있지만, 국가적 가이드 라인이 부재하고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실효성이 적다는 것입니다.


일전에 보건 당국은 폐암 조기 검진을 위한 저선량 CT를 국가 검진 항목에 포함시키느냐는 문제를 놓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폐암의 특성상 조기 검진을 하여 발견하더라도 치료 후 예후가 좋지 않아 비용 대비 효율이 나쁘다는 것이고, 자칫 저선량 CT의 도입으로 불필요하게 방사선 피폭이 가중되어 오히려 암에 걸릴 확률이 증가하여 의도와 무관하게 폐암의 조기 진단의 목적을 퇴색시킬 수 있다는 우려라는 것입니다.



사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연간 피폭량 1밀리시버트(mSv)가 인구 1만 명 당 1명의 암환우가 증가할 정도의 위험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가 1년 동안 토양이나 공기, 음식물, 우주로부터 노출되는 자연 방사선의 양은 평균 2.4 mSv로 이로 인해 자연적으로 암 발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30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55~74세 고위험군이나 가족력이 있거나 다른 위험인자가 있다면 방사선 피폭이 있다 하더라도 저선량 CT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선량 흉부 CT는 8 mSv의 일반적인 흉부 CT에 1/10 수준이고 조형제 주사도 필요없어 이에 대한 부담도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흉부 X-ray는 0.02 mSv로 저선량 CT의 방사선 노출량을 넘는 50회 이상의 촬영으로도 폐의 조기진단은 사실상 불가능한게 현실이며 대안도 없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통상 100 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미만의 수준에서는 암 발생을 유발한다는 증거도 아직 없다는 것입니다.

본 블로그의 다음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시버트와 베크렐


선명도 기존 CT와 똑같은데 방사선 피폭량은 1/100의 최신 CT 의료기기


결국 우리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한 암에 미치는 방사선 피폭량을 두고 현존하는 가장 합리적인 폐암의 조기진단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보건 당국은 저선량 CT의 국가 검진 항목으로의 도입은 비용 대비 그 효과가 미미하거나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보하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보건 당국이 걱정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이 아닌 비용을 걱정하는 것이 아닐지요?


대한폐암학회는 국가 암 검진에 저선량 CT 폐암 검진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기존 주장을 명확히 하며, 고위험군 검진을 위한 대략 2,000억정도의 비용은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증가한 세수를 이에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오히려 흉부 X-ray 검사를 통한 사망율 감소가 분명치 않은 것을 아는 보건 당국의 입장이라면 이미 이를 검진 항목에서 제외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위암, 간암, 유방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등 5대 암에 대해서는 무료 검진을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 사망률 1위 암인 폐암은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폐암 고위험군의 경우 저선량 CT로 2011년 미국 폐암검진 연구에서 폐암 사망률을 20% 가량 감소시켰다는 유효성이 확인된 바 있는데, 저선량 CT 폐암검진을 고위험군 대상으로 도입하는 데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과연 국민의 건강을 진정 생각하는지 되묻고 싶은 대목입니다.


폐암도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50%가 넘는다는 것을 기억하며, 정부와 보건 당국은 담뱃값 인상이 단순한 세수 증대가 아닌 궁극적으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서라고 단언했던 사실을 상기하며 서둘러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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