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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삶 (Nature & Life) :: 국내 메르스 대량 확산... 도대체 그 이유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내 첫 메르스 확진 환우에게서 22명의 2차 감염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전자 변이로 공기 중 전파 감염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다는게 세계보건기구의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메르스 바이러스는 무엇인지요?

메르스(Mers)는 크게 감기 바이러스로 분류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이지만 감기처럼 쉽게 볼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치사율이 40%에 육박하는 데에도 이 바이러스가 출현하지 얼마 되지않아 연구기간이 짧고, 백신의 개발 가능성과 그 효과도 현실적으로도 속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SAS)나 에이즈 바이러스(HIV)와 같은 주로 박쥐에 기생하는 RNA 바이러스로써 1960년대 처음 사람에게 감염됨을 알았고, 2012년 11월에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의해 그 변종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은 박쥐를 숙주로 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가 아닌 인체에 감염이 가능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이었다는 것입니다.


통상 바이러스는 감염된 숙주에 기생하면서 생존에 필요한 단백질 등을 만들고 자기 자신을 복제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자의 위치가 달라지거나 아예 빠져버려 소위 변이 혹은 변종이 발생하게 되고, 때로는 면역회피반응의 일환으로 생존을 위해 스스로 변신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RNA가 한 줄로 이어진 단일 가닥 RNA 바이러스로써, 이중 가닥인 DNA보다 구조가 불안정해 오류가 나기 쉽고, 유전자 복제 과정에서 생기는 오류를 고치는 효소조차도 없어 즉, 자폭시스템(자기사멸시스템)이 없어 변이가 용이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에서 적응하기 위해 변종하였고,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 너구리 등을 중간 숙주로 삼아 변종하여 무서운 사스(SAS)로 변화되었고, 메르스는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추정컨데 낙타를 숙주로 변이한 것으로 알려지며 다행이도 4촌격인 사스와 다른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전자가 더 닮았다는 것입니다.



사스와의 공통점은 감기처럼 코나 목이 아닌 하부기도 감염으로 인체를 공격하여 폐렴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바이러스가 폐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오는 침이나 가래(비말)에 묻어 운반될 가능성이 크며, 변이가 없는 한 상부기도 감염이 아니기 때문에 공기 중 감염 위험이 비교적 낮다는 것입니다.


그럼 왜 백신 개발이 어렵다는 것인지요?

메르스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나 연구기간이 짧고 일시적으로 출현해 없어지므로 바이러스 채취나 배양 등의 임상적인 연구가 더딜 수 밖에 없으며, 설사 백신 개발되었더라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불안정한 구조로 변이가 쉽게 생겨 어렵게 만든 항바이러스제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데, 소위 백신 개발의 속도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무리라는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백신은 엄청난 비용의 개발비가 필요하고 소요기간이 요구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메르스 감염자의 수가 적고 발생지역이 편중되어 상업적인 제약업계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메르스 백신 개발사업에 쉽게 뛰어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공적인 정부출현기관이 주축이 되어 백신을 개발해야 하지만 인프라가 가능한 선진국보다는 열악한 환경의 중동 국가들에서 메르스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 메르스의 급격한 확산이 바이러스의 변종인가요?

지역사회로의 급격한 공기 중 전파 감염이 가능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를 의심할 수 있는데, 국내 2번 환우의 유전자 분석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은 기존 바이러스와 99%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2012년 처음 발견됐던 메르스 바이러스인 EMC 표준주(GenBank No. JX869059)와 99.55% 일치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환우로부터 처음 분리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유전자정보은행에 JX869059 번호로 보관돼 있으며, 메르스 변종 등을 비교할 때 가장 표준이 되는 바이러스로 알려집니다. 만일 기존의 중동국가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염기서열에서 적어도 8% 이상 변화가 일어나야 변이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메르스의 급격한 확산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 보건 당국은 국내 메르스 바이러스의 빠른 전파를 두고 다음과 같은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1) 우리나라 기후는 온도 및 습도가 낮아 코로나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2) 환기구 시설 등이 잘 갖추어지지 않은 일부 의료시설에서 메르스 감염환우의 치료라는 것입니다.

3) 메르스 감염환우임을 알지 못하고 증상에 따른 치료 위주로 임했던 대형병원의 자세입니다.


우선 가장 많은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의 경우, 병실 내 환기구가 없었던 것도 강력한 바이러스 전파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환기구가 없으면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다량의 바이러스가 비말로 여기저기 부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메르스 감염은 비말로 2m 이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밀폐된 공간에 있다 바람이 불면 더 멀리 퍼질 수 있어 2m 이내의 밀접 접촉자뿐만 아니라 간접 접촉자까지 감염이 가능하게 되는데, 실제로 5개 병실에 있는 에어컨 필터를 모두 검사한 결과, 이 중 3개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인 RNA가 나왔으며 이는 에어컨 바람을 타고 필터에 묻었을 가능성과 다른 병실 문밖으로 퍼져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일부 대형병원에 메르스의 주 증상인 고열과 호흡곤란으로 찾았던 환우들에게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증상 위주로 당장 호흡에 필요한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삽관을 실시하거나 혹은 기계호흡 치료 과정에서 '에어로졸(연무질)' 형태로 다수의 공기매개 감염이 발생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보건 당국은 책임이 없는 건가요?

메르스 감염환우가 잠복기 중 주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자신이 중동지역을 방문했다거나 혹은 메르스 의심환우임을 묻지도 않는 의료진에게 자처해서 말할 필요는 없었든지, 자신이 밀접 접촉자임을 몰랐던지, 의료진도 의료전문가로서 환우의 문진과 혹시 있을 수 있는 메르스 등 감염질환에 잘못된 초동 대처 등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환우가 말하지 않는 이상 딱보고 메르스 의심환우임을 알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메르스 의심환우임을 찾아내고 역학조사를 벌이는 등 방역을 담당했던 보건 당국이 이를 조기에 파악하고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치료를 위해 본인 뿐만아니라 의료기관에 알리는 일은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즉, 메르스 의심환우를 치료했던 담당의료인에게 조차도 늦게 통보하였다는 것입니다. 개미 한마리 빠져나갈 수 없다는 방역망은 고사하고 추적조사조차도 제대로 하지도 파악도 못하였으며, 이를 쉬쉬하며 결국 사태를 이렇게 만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환우 자신이 메르스 병원 진료 기록을 알리지 않고 병원도 초기에 감을 잡지 못한 정황이 많지만, 안일한 초도 대처와 늦장 대응 그리고 졸속행정으로 있으나마나한 방역망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밀접 접촉자들의 집계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한 보건 당국이 메르스 병원을 공개하라는 국민 및 일부 지자치단체장의 원성에 마지못해 공개해놓고, 아픈이 뺀 것처럼 꼬리 내리며 슬며시 바톤을 국민들에게 넘기는 모양세라는 것입니다. 호미로 막을 일 이젠 불도저도 힘에 부치니 이게 왠말인지요?! 메르스 바이러스가 조속히 진작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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