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는 섭취한 음식물로부터 에너지 대사 과정(ATP)에서 인체에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인간은 언제부턴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비타민 C를 체내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동물이나 식물이 합성한 것을 섭취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비타민 C를 얼마나 섭취해야 할지, 이렇게 섭취한 비타민이 인체에서 정확히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의료계에서 꾸준히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어 온 가운데,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는 최근에 '비타민 C를 음식이 아닌 보충제로 복용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또다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는 것입니다. 이는 오메가, 글루코사민, 칼슘 등 건강보조식품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명교수는 '비타민 C 보충제가 암을 예방하는가'에 대한 연구결과 7편(총 62,619명 대상)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비타민 C 보충제를 복용한 실험군과 위약(가짜약)을 복용한 군을 비교했을 때 암 발생률이나 암 사망률에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으며, 이 외에도 피로회복, 피부미용, 감기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비타민 C 10,000mg(10g)을 주사한 임상실험 대상자가 그렇지 않은 대상자에 비해 피로도가 약간 낮기는 했지만 차이가 크지 않아 비타민 C 보충제에 큰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설사 효과가 있다하더라도 이는 심리적인 안정 때문으로 '플라시보(placebo)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타민 C가 체내에 필수적인 물질인 만큼 섭취 자체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많이 먹을수록 감기 예방, 피로 해소 등 가벼운 효과부터 치매 예방, 암 예방, 항암 효과 등 중대한 질병에까지 영향을 끼쳐 건강에 이득이 된다는 의견과 적정량 이상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입니다.
국가별 권장량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비슷한 수준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보통 100㎎을 섭취하라고 권장하고, 미국 의학협회나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는 성인에게 90㎎을, 영국 음식표준국(FSA)과 영국국가보건서비스(NHS)는 성인에게 40㎎을 권장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도 이는 대부분 하루 식사 등으로 충당할 수 있는 양으로 우리 식생활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일 먹는 음식만으로도 하루 비타민 C 권장량의 98.7%를 섭취하고 있다며 굳이 비싼 비용을 치러가면서 각종 비타민 C 제품을 사서 보충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과도한 비타민 섭취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도 꾸준히 나왔는데 2000년대 초반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병원 연구팀은 합성 비타민제 복용과 질병 예방 효과를 다룬 세계 각국의 논문 68건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합성 비타민제가 오히려 사망 위험을 높이고 수명을 단축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는데, 이 대규모 역학 연구 결과는 '비타민 쇼크', '코펜하겐 쇼크' 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천연원료 비타민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직 없습니다.
비타민 C가 감기를 예방한다는 주장도 효과가 극히 일부분에서 미미하게 나타나는 것에 불과해, 비타민 보충제의 가격을 생각하면 사먹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명교수의 이번 논문도 비타민 C와 암 예방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 7편을 다시 종합해 분석(메타분석)한 결과 비타민 보충제를 섭취해도 암 예방 효과가 없다는 점을 밝혀냈다는 것입니다.
한편 비타민 C를 하루 6,000㎎(6g), 최대 20,000㎎(20g)을 섭취해야 하며, 부작용도 전혀 없다는 주장도 꾸준히 지지를 받고 있는데, 비타민 '무용론'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비타민 C를 적정량 이상 섭취하면 설사, 복통 등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신장 결석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비타민 '효용론'을 펼치는 쪽에서는 이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데, 국내에서 대표적인 '비타민 전도사'로 불려지는 서울대학교병원 이왕재 교수(해부학)는 다른 동물이 체내에서 합성하는 비타민 C의 양을 인간의 체중과 비교해 계산하면, 보통 사람도 비타민 C를 하루에 6,000㎎는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비타민 C를 하루에 12,000㎎(12g)씩 30년째 섭취하고 있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부작용은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비타민 C의 효능이 기대에 비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논문들은 오히려 비타민 C를 충분히 투여하지 않는 등 실험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왕재 교수 측의 설명이라는 것입니다. 이교수는 '비타민 C는 항산화 촉진제로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며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서는 비타민 C가 암세포를 죽이는 생화학적인 작용방식(메커니즘)을 밝히는 논문이 출간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이교수는 보통 100㎎ 이상 섭취한 비타민 C는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은 맞지만, 소변에 포함된 비타민 C조차도 방광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내용으로 세계적인 논문 출판사 스프링거의 의뢰를 받아 저서를 집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는 비타민 C를 음식이 아닌 보충제로 복용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비타민 C는 합성인지 천연물인지 밝히지 않았으며, 비타민 C를 항암 목적으로 투여했다면 최소한 용량은 얼마였는지 조차도 언급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타민 효용론을 주장하는 쪽에서 말하는 것처럼 스스로 분비한 세로토닌 호르몬도 뇌 이외의 장기에서 분비된 호르몬은 뇌혈관 관문에서 정확하게 차단하듯이 아직 이유는 모르지만 인체는 그 흡수면에서 합성인지 천연인지를 명확히 구분하며, 항암 목적의 고농도 비타민 C 투여법은 적어도 40g의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단순히 암 발병률이나 사망률에만 집중하지 말고 암 환우의 삶의 질도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근거 중심 의학을 지향하는 국내 대중의학의 최대 메카인 국립암센터가 다양한 실험 환경에서 비타민 C의 효능을 해보지도 않고 기존의 논문만을 분석하여 싸잡아 암 예방에 근거 없다고 못 박은 셈이 됩니다. 설사 비타민 C의 감기 예방에 비용 대비 효과가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 한 번 주사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화학항암제가 인류가 암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30년 동안 겨우 3개월 연장한 것에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요?
의료인 탓하는 것이 절대 아니며 전 세계 글로벌 제약사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개발한 화학적 항암 신약과 그 임상실험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천연물 비타민 C의 암환우에 대한 고농도 투여에 관한 임상실험은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정작 국민의 건강과 안녕에 관심이 있다면 국립암센터는 암 예방 물질이라 선전하는 건강보조식품에 대해서 국민에게 얄팎한 연구만으로 근거 없다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제조하는 업계가 광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효능을 입증할 임상시험을 하게 하여 그 결과에 따라 과대 광고를 원천차단하고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한 달에도 비타민 C의 무용론과 효용론을 주장하는 논문들은 전 세계적으로 수 편이 쏟아질 것입니다. 적어도 말기 혹은 진행성 암에 대한 비타민 C의 효과에 대해서는 효용론을 주장하는 측의 실험 환경과 프로토콜을 받아들여 엄격한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향후 쓸모없는 논란의 종직부를 찍고, 새로운 항암 신약이나 처치법에 엔트로피를 집중하는 사고전환의 계기를 마련하며, 지금도 고통받은 암환우들에게 그나마 합리적인 치료 선택의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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