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체내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macrophage)를 기반으로 한, 암세포 표적률을 높인 암 치료용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하였다고 알려집니다. 전남대 박석호 교수 연구팀은 항암제를 실은 지름 2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의 대식세포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20㎛의 크기는 박테리아(세균)의 4~20배 정도에 이릅니다.
일반적으로 항암 치료에 쓰이는 바이러스 크기 수준의 수백 나노미터(㎚, 10억분의 1m) 약물 전달체는 크기가 너무 크면 백혈구나 선천 면역세포인 자연살해(NK) 세포에 의해 잡아먹히고, 반대로 너무 작으면 몸 밖으로 배출되는 등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혈관을 따라서 수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빠른 암세포를 따라잡지 못해 종양 중심부에 표적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면역세포를 체내에서 추출해 증식시킨 뒤 투여하면 다른 세포에 잡아먹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생체 친화적이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항암요법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기존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기를 기다리는 치료법은 치료 과정이 너무 길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알려집니다.
연구팀은 게다가 대식세포에 항암제와 함께 자성체(산화철)를 탑재한 나노입자를 결합해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하여 외부에서 자기장을 걸어주면 암 중심부까지 표적이 가능하고, 대식세포의 자체 치료 기능까지 더해져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생체 내 종양환경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마이크로 칩을 이용해 인체에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박교수는 이번에 암세포 덩어리를 이용한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앞으로 동물실험과 임상 검증에 성공하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주로 혈관이 뚜렷한 간암 세포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 연구결과는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지난달 실렸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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