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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삶 (Nature & Life) :: 말기 암환우의 가장 큰 고통은 바로 희망고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실손보험을 공공연히 두번째 국민건강보험이라 일컫습니다. 왜냐면 정부와 보건당국이 보장하는 국민건강보험으로는 내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재정적으로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많은 질병의 처치나 처방으로 발생하는 비용 외에도 추가적인 비용 발생으로 국민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근래 '하우스푸어'라는 말은 집은 있으나 이 집을 소유하고 유지하는 것 외에는 여전히 힘들게 사는 중장년층을 이르게 됩니다. 평생을 일하여 자녀들 가르치고 집 한채 장만했지만 막상 퇴직하여 하루하루 어렵게 산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암이나 희귀난치병 등의 높은 치료비로 인해 재산을 날리거나, 소득이 낮아 치료조차 제대로 못 받는 환우를 뜻하는 '메디컬푸어'라는 말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메디컬푸어 암환우들에게 더 이상의 항암 신약 치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개인 전액 부담의 항암제 비급여 비용이 2,110억여원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의 전체 항암제 지출 비용 8,231억원의 26%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암환우들은 오직 치료비의 5%만 내면 된다고 정부와 보건당국은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대부분 항암제 신약들이 비급여이고, 급여심사 또한 지지부진하게 길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암치료 환우 부담 비용은 평균 2,877만원이며, 이중 71.6%인 2,061만원이 비급여 항암제 비용으로 지출되고 응답자의 58.9%가 암 치료비 중 항암제 치료에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다고 답변하였습니다. 항암제 치료비의 비중이 이렇게 높은데도 정부와 보건당국은 5%의 부담만을 운운하며 국내 공공의료보험의 우월성만을 논하게 됩니다.


김봉석 한국임상암학회 보험정책위원장(중앙보훈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은 비용 감당 능력이 암의 호전에 중요한 인자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환우와 의료계 그리고 정부 등 사회적 합의로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으며, 학회 자문위원인 정현철 교수(세브란스병원 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항암 신약 급여율과 재정지원 등을 조사한 결과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 암환우들이 최선의 치료 혜택 기회를 잃고 있는 현실이 심각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항암 신약이 급여 신청부터 보험 급여가 이루어지기 까지 우리나라는 평균 601일로 전체 OECD 국가들에 비해서 이유없이 길어 무려 20위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보건당국은 많은 신약들의 허가를 우선 미 FDA의 허가를 지켜보고 있다가 허가해 주는 처지에 FDA에 허가를 득한 후에도 추가적인 기간이 쓸데없이 길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미국보다 인구가 많아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습니까? 나라가 넓고 통신수단의 미흡으로 관련기관들이 조율하는데 어렵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최강의 의료선진국으로 미 FDA를 능가하는 실적과 권위가 있기 때문입니까? 아이러니 한 것은 그러면서도 정부와 보건당국은 대형병원의 민영화를 꾀하며 의료관광을 서두르는 모양세입니다. 국내 암환우도 잘 돌보지 못하는 실정에 의료관광을 서두르면 그들이 무엇이라 하겠는지요?


전문가들과 암환우들은 절충안으로 조건부 급여라도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정부의 한정된 재정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급여화의 점진적인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환우의 경제적 수준이나 소득에 따라 부담능력이 없는 환우에게 우선적(차등적) 급여를 지급하고, 환우 병기에 따라 4기 암환우에게 우선적 급여를 하는 등 무조건적인 보장성을 지양해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정책을 고려해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항암 신약 치료의 경우 처음부터 5%까지는 아니더라도 50% 정도부터 급여화를 시작해 효과가 있다면 점차 5%까지 가는 방향이라던가, 현재 급여 항암제의 본인부담률 5%를 상향 조정해서라도 비급여 항암 신약의 보장성을 강화를 모색해보자는 것입니다.


말기 암환우의 가장 큰 고통은 바로 희망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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