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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삶 (Nature & Life) :: 코로나19 혈장치료로 완치 가능!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우가 혈장치료를 받고 완치되었습니다. 세브란스 병원 감염내과 최준용 교수팀은 2020.4.7일 국내 처음으로 위중한 코로나19 환우 두 명을 대상으로 완치자의 혈장을 주입한 결과 두 명 모두 완치되었다고 알려집니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44만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8만 3천을 초과하였으며 우리나라도 확진자가 1만을 넘어 사망자가 200명이 발생한 상황으로,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미 이달에 임상에 돌입한 치료제 후보도 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제와 백신이 언제 쯤 개발될 것이다 혹은 언제까지 개발하라는 정치적인 논리는 사실상 요원한 것으로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은 동물임상인 전임상을 통과하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2상 그리고 3상을 거쳐야 하며 임상 신약을 처방받은 환우의 치료 효과를 지켜보고 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 만도 수 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얼마가 걸릴지는 모른다는 것의 전문의 의견이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혈장치료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갖는다 할 것입니다.


혈장은 혈액 중에서 적혈구 같은 성분을 뺀 것을 말하며,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다른 환우에게 투입하는 게 혈장치료입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에볼라 바이러스, 조류 인플루엔자 등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에 사용된 바 있다는 것입니다.


두 명의 환우 중 김모(71)씨는 열과 기침 증상을 보이다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습니다. 말라리아 치료제와 에이즈 치료제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도착 당시 호흡 속도는 분당 30회 이상(정상 성인의 경우 20회 이하)으로 흉부 X-ray 검사에서도 양쪽 폐 모두 심각한 폐렴 증상을 보였습니다.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인공호흡기를 부착했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으며 염증수치를 나타내는 C-반응성단백(CRP)의 경우 172.6mg/L(정상은 8mg/L 미만)까지 상승했다고 알려집니다.


연구팀은 완치 판정을 받고 2주가 지난 남성의 회복기 혈장 500ml를 김씨에게 12시간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투여했으며, 동시에 스테로이드 치료도 시작하였습니다. 혈장치료와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은 김씨의 경우 열이 떨어지고 CRP는 5.7mg/L로 정상범위로 떨어졌고, 흉부 X-ray 검사에서 양쪽 폐가 더는 나빠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부작용도 없었습니다. 현재 김씨는 인공호흡기를 제거했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반응으로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알려집니다.


<혈장치료를 받기 전(좌)과 후(우)의 흉부 X-ray 영상. 혈장치료 후 폐렴 등으로 뿌옇게 보이던 폐가 나아짐>


한편 두 번째 혈장치료를 받은 이모(67·여)씨의 경우 고혈압을 앓아왔습니다. 고열과 근육통으로 코로나19 진단을 받았으며, 진단 3일째부터 호흡 곤란으로 산소 요구량이 많아지면서 왼쪽 폐 상태가 나빠져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이송 당시 호흡 속도는 분당 24회, 산소 포화도는 산소 투여에도 93%(일반 평균 95% 이상)로 확인됐습니다. 면역결핍(림프구감소증)과 함께 CRP 역시 314 mg/L까지 상승했고, 심각한 호흡곤란 증세로 인공호흡기를 부착했습니다. 이씨에게도 역시 말라리아 치료제와 에이즈 치료제를 투여했고, 산소 수치를 높이기 위해 몸을 뒤집는 치료를 시도했지만 림프구감소증과 고열이 지속했다는 것입니다. 스테로이드 치료에도 불구하고 림프구감소증이 지속하고 바이러스 농도는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씨에게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을 12시간 간격으로 두 번에 걸쳐 투여했으며, 혈장 투여와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한 후 림프구수가 회복되고 바이러스 농도가 감소하였다고 알려집니다. 흉부 X-ray 검사에서 폐 상태가 몰라보게 좋아졌으며, CRP 역시 정상 수준을 회복하여 이씨는 이후 완치 판정을 받고 3월 말 퇴원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교수는 두 환우 모두 회복기 혈장 투여와 스테로이드 치료 후 염증 수치, 림프구수 등 각종 임상 수치가 좋아졌다면서 중증 폐렴을 치료하기 위해 바이러스 증식과 과도한 염증 반응을 모두 잡아야 하는데 스테로이드 치료는 염증 반응을 호전시키지만, 바이러스 증식에는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교수는 회복기 혈장 속에 있는 중화 항체를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같이 들어가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런 조합이 위중한 코로나19 환우에게 시도될 수 있다면서 혈장치료가 나름의 부작용들이 있고 대규모 임상시험이 없어 과학적인 증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항바이러스 치료 등에 효과가 없는 중증 환우들에게 스테로이드 등의 치료와 병행할 수 있는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혈장치료 모식도


최교수는 이어 완치자가 항체를 가지는 기간이 있을 것인데 완치자들로부터 혈장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혈장 기증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혈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혈장 기증자를 모집하고 혈장을 확보해서 적절히 배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같은 치료법은 코로나19 회복기 환우의 혈장에는 바이러스에 맞서는 면역 항체가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 혈장에서 필요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글로불린만 떼어낸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혈장 치료보다 효과와 안전성을 높여 혈장 치료에서 나타날 수 있는 거부반응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알려집니다.


최근 GC 녹십자는 회복 환우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한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 제조 기술을 코로나19에 적용키로 하였는데, 이는 일반 면역 항체로 구성된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Immune globulin)보다 코로나19에 특화된 항체가 더 많이 들어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GC 녹십자는 하반기 고면역글로불린 제제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작용 기전과 생산 방법이 기존 자사의 제품과 다르지 않아 빠른 개발이 장점이 있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등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데,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이러한 과정이 없어 개발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GC 녹십자는 국내에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난관을 겪고 있는데, 이는 현행법상 헌혈된 혈액제제는 생산용으로 쓸 수 없는 부적격 혈액에 대해서만 연구용으로 제공될 수 있다는 조항 때문입니다. 따라서 면역글로불린 제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혈장 확보가 관건인데 국내 규정상 충분한 혈액을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부는 위와 같이 발목을 잡는 법을 속히 손을 보아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에 모든 역량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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