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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삶 (Nature & Life) :: 면역항암제 옵디보, 파격적인 가격인하의 승부수

 


최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급여결정이 한 달만 연기되어도 수백 명의 말기 폐암환우들이 약값으로 700∼1,0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며 저소득층에게는 급여화만이 살길이라며, 지난달 9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로 약칭)에서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급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게다가 이 환자단체는 제약사들도 인도주의 차원에서 신약의 무상공급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왜냐면 항암신약이 건강보험 급여고시가 되기까지 평균 601일이 걸린다며, 그 사이 말기 암으로 투병하는 저소득층의 상당수는 사망하기 때문에 적어도 "약은 있는데 돈이 없어 죽는 불행한 일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것입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항PD-L1 반응률을 급여기준으로만 비소세포 폐암(NSCLC)에 대한 면역항암제 급여를 결정하려 한다고 알려지자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측이 '가격인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알려집니다. 소위 항PD-L1 반응률로 옵디보의 투여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지 말고, 옵션이 없는 모든 비소세포 폐암 환우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파격적인 가격인하로 국민건보 재정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제안입니다.


이렇게 옵디보를 출시한 한국오노약품공업이 가격인하 카드를 던진 배경은 '성과기반형 위험분담제(RSA)'를 제시했지만 보건복지부가 '항PD-L1' 반응률을 급여기준으로 밀고나가려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항PD-L1 반응률을 급여기준으로 삼는 것은 또다른 경쟁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급여방식을 옵디보에게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한국오노측은 반발하고 있다고 알려집니다.


여기서 기존에 한국오노가 요구한 성과기반형 위험분담제는 옵디보 투여 후 효과가 있는 환우만 건강보험재정에서 약값을 부담하고 효과가 없으면 제약사가 약값을 부담하는 제도로써, 항PD-L1이 비소세포 폐암에 대한 면역항암제 급여기준으로 불완전하다는 일부 의학자가 제기한 문제에 근거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흡연으로 인한 국민적 폐해는 국가적 손실이라며 담뱃세를 증세하여 조단위 이상의 추가 새액을 확보하고도 오직 재정만을 탓하며, 폐암 환우의 살고 죽는 문제는 자신들의 운명을 탓하라는 식으로 차일피일 거드름을 피우고 이미 한국오노측이 요청한 성과기반형 방식은 단 한차례만 검토해보고도 단번에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이미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는 지난해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항PD-L1 반응률 50% 이상인 환우만, 옵디보는 항PD-L1 반응률 10% 이상인 환우만 투여할 수 있도록 일방적으로 보기 좋게 급여기준을 잠정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옵디보 측의 새로운 요청은 단순한 귀차니즘이었을지 모릅니다.


사실 항PD-L1 반응률이 1% 이상인 환우도 전체 비소세포 폐암의 일부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의 끈은 면역항암제라도 수 회를 맞아보고 눈을 감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웃지못할 세상은 그들에게 그런 기회마져 주어지지 않습니다. 말로만 복지를 운운하며 퍼퓰리즘을 지향하는 정치권과 정부 관료는 관심이 없다는 듯,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는 식입니다. 여러분의 가족과 여러분 자신이 폐암에 걸렸어도 과연 그러시겠습니까?!


누군가의 어떠한 행동이 다른 이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슴을 알고도 저지른 행위는 분명 살인죄에 준합니다. 보건복지부 심평원 관계자들은 다 알 것입니다. 면역항암제의 급여가 하루 하루 지체될수록 대다수의 폐암 환우들은 치료를 포기하고 날마다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 분들에게 인도주의는 고사하고 단지 서둘러 달라는 부탁조차 사치가 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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